1. 자포동물의 한 종류
말미잘은 여러 개의 촉수를 뻗고 살아가는 생물로 외국에서는 바다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생물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말미잘은 해안가의 바위 같은 단단한 표면에 부착되어 살아갑니다. 물속에서는 촉수를 길게 내밀고 있지만 물 밖으로 꺼내놓으면 위협을 느껴서 촉수를 모두 집어넣고 숨어버립니다. 물에 넣고 기다리면 다시 촉수가 나옵니다. 말미잘은 정말 신기하게 생겼고 해파리, 히드라, 산호와 같은 자포동물에 속하는 생물입니다. 자포동물들의 몸은 원통형 구조의 폴립형과 자유롭게 유형하는 해파리형 중 한 가지 형태를 가지는데 말미잘은 모두 폴립형 몸체를 가집니다. 말미잘의 밑부분을 족반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말미잘들은 이 부위로 바위나 진흙 같은 곳에 부착되어 살아갑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말미잘은 위험을 느끼면 그 장소에서 떨어져 나와 도망치기도 합니다. 말미잘은 내부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의해 몸통이 유연하게 늘어날 수 있는데 이러한 신체 구조를 이용해 몸을 좌우로 비틀고 촉수를 움직여서 헤엄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말미잘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한 장소에서 먹이를 기다리면서 촉수를 뻗고 있습니다. 자포동물들은 촉수에 자포라는 특이한 독침 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서 먹잇감이 촉수에 닿으면 자포에서 가시가 달린 침이 발사되어 먹이를 사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미잘은 흰동가리(clownfish)와의 공생 관계로도 유명한데 흰동가리는 피부에서 분비되는 점액층 덕분에 말미잘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미잘의 촉수 안에 머물면서 포식자로부터 보호받고 대신 말미잘은 흰동가리가 먹이를 먹고 남은 부스러기를 섭취하며 서로 공생을 합니다. 말미잘의 외부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윗부분이 촉수와 입이 있는 부분입니다. 촉수 주변은 괄약근(조임근)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말미잘은 괄약근을 수축하여 촉수와 입을 숨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둥 부분은 신축성이 좋은 체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래의 밑부분은 족반입니다. 말미잘은 이 족반으로 어딘가에 부착되어 살아갑니다.
2. 먹이를 소화시키는 방법
말미잘 촉수의 침(자사)에는 마비성 독(신경독)이 들어 있어서 먹잇감들을 마비시켜 잡은 다음 촉수 가운데에 있는 입으로 가져와서 먹잇감을 먹어치워버리며 같은 자포동물인 히드라도 촉수로 물벼룩을 잡아 촉수 중간에 위치한 입으로 먹어치우는 걸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말미잘도 이러한 방식으로 먹이를 먹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미잘의 밑부분을 보면 항문이 없습니다. 말미잘은 몸통 내부에서 소화와 순환 등의 역할을 하는 위수강이라는 빈 공간이 있어서 입으로 들어온 먹이를 위수강에 넣고 소화시킨 다음 남은 찌꺼기들은 다시 입으로 뱉어냅니다. 그러니까 여기 중간의 구멍은 말미잘의 입이면서 항문인 셈입니다. 말미잘은 이 위수강에 먹이를 넣고 소화시킨 후 주변 조직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합니다. 그리고 소화 후에 남은 찌꺼기는 다시 입을 통해 배출해 버립니다. 그리고 말미잘의 위수강과 체벽 사이의 공간에는 격막과 생식소, 근육 등이 위치합니다. 마지막으로 촉수가 있는 윗부분을 한 번 더 반으로 잘라보면 입에서 음식물이 내려가는 부위인 구도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도를 자세히 보면 아래로 결이 난 조직이 있는데 이 부분의 근육에 의해 먹이가 위수강 쪽으로 이동하여 소화되는 것입니다.
3. 요리해서 먹기도 합니다.
부산 기장에서는 붕장어와 말미잘이 들어간 매운탕과 말미잘 수육을 판다고 합니다. 말미잘은 장어 낚시 할 때 낚싯바늘에 같이 딸려 올라오기 때문에 손질할 때에는 반드시 낚싯바늘을 제거해야 합니다. 토막 낸 다음 소금을 뿌려서 진액을 씻어냅니다. 식감은 오독오독하고 고소한 맛이 나며 피부 노화 예방과 미백 효과까지 있습니다. 원래 촉수에 독이 있어서 식용으로 쓰이지 않다가 20여 년 전에 기장에 있던 한 식당 주인이 요리로 개발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기름진 붕장어에 기름기 없는 말미잘이 궁합이 잘 맞고, 고춧가루와 양파, 된장을 넣어 국물을 깔끔하게 냈으며 방아잎으로 비린맛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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